▲국립제주박물관이 전통 매듭의 화려한 변신을 볼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사진은 고목에 핀 매듭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인물이 입은 한복 저고리를 보면 허리에 묶은 끈의 매듭을 확인할 수 있다. 저고리만 입을 때는 허리에 묶은 끈을 앞에서 매지만 외투인 포와 함께 입을 때는 이들 매듭이 겹치지 않도록 하나는 앞쪽에서 매고 다른 하나는 뒤쪽에서 매어 입었다. 신라시대 반가사유상이 걸친 상의에서도 배 앞에서 절묘한 옷주름을 만들어내는 매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휴대전화 고리와 막노동판 밧줄에 이르기까지 현재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매듭은 이렇게 오랜 뿌리를 지니고 있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성명)이 26일부터 전통 매듭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변신을 볼 수 있는 특별전 '전통의 응용과 창작-일상을 위한 매듭'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 매듭이 현대 예술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새로운 창작의 수단으로 활용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매듭은 실을 짜거나 꼬아서 끈을 만든 다음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맺는 조형예술이다. 우리나라 매듭은 오랜 역사를 거쳐 오늘날의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으며, 특히 국화와 나비 등 자연에서 얻은 아름다운 색채와 단아하고 정연한 조형미는 우리나라 섬유예술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꽃밭에서
전시에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김희진 선생의 작품을 비롯해 전수교육조교인 김혜순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 교수, 한국매듭연구회 회원들의 작품 130여점이 전시된다. 김희진 선생은 한 때 사라질 위기를 맞았던 우리나라 매듭의 숨결을 이어온 장인으로 전통 매듭 고유의 아름다움을 변형시키지 않고 아름답게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작품은 안경집과 유소, 선추, 조바위, 노리개, 옥장도, 방장 등 생활 속 품격을 높였던 전통 작품을 비롯해 귀걸이와 머리장신구, 핸드백, 러너와 매트 등 오늘날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현대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작품들은 전통 매듭이 시대와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어떻게 자유롭게 응용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전시와 함께 26일 오전 10시부터 '김희진과 함께하는 손의 언어, 매듭을 배우다' 실기특강이 진행되며, 내년 1월 11일과 18일, 25일 오후 2시부터 '매듭, 맺다' 겨울방학 가족 프로그램도 열린다. 또한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인, 관련 단체 등을 대상으로 담당 큐레이터가 직접 전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마련한다.
매듭 눈꽃이 내려앉은 공간에서 눈을 황홀하게 해주는 전통매듭 수십종류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9일까지. 문의 720-8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