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이야기 > 한국매듭의 전승
 
 
조선시대에 들어오면 매듭의 종류와 용도는 더욱 다양해져 실생활 전반에 결쳐 사용되었다. 세종실록과 악학궤범 등을 살펴보면 궁중의 각종의례에 사용되었던 의장물과 악기 등에 장식된 유소의 각종 도해를 확인할 수 있다.
 
<국악기 유소>
 
또 영조 28년(1752) 편찬된 궁중의복관계를 다룬 상방정례(尙方定例)에서도 후수 · 광다회 · 세조대 · 유소 · 오색다회 등에 쓰인 명주실의 양(量)과 빛깔이 기록되어 있다. 고종 2년(1865) 편찬된 대전회통(大典會通) 권6 경공장(京工匠) 조에 의하면 매듭장과 다회장의 수가 본조(本曹)에 다회장 2명 · 매듭장 2명, 상의원(尙衣院)에 다회장 4명 · 매듭장 4명, 전설사(典設司)에 다회장 6명 등 무려 18명으로 매듭장과 다회장의 수가 다른 장인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한 경공장에만 소속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밖에 조선후기 각종 의궤에는 각 의례에 쓰일 매듭과 다회를 만든 장인의 실명이 적혀 있다.

당시 풍속화에서도 매듭의 다양한 면모가 보인다. 단원 김홍도(1745-1806)의 <운상신선도>에는 상상의 짐승인 코뿔소를 탄 젊은 신선이 여의如意를 들었으며, 그 뒤로는 일산日傘을 받친 동자가 따르고 있다. 일산에는 탐스러운 유소를 사방으로 드리워 신선의 격이 더욱 높아 보인다. 또한 여의와 코뿔소 꾸밈에서도 술을 장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혜원 신윤복(1758-1813)이 그린 三千珠 노리개를 장식한 여인의 <미인도>(간송미술관 소장)는 노리개를 옷고름에 장식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산 김준근의 <끈목 치는 모양>(영국 대영박물관 소장)에는 조선말기 다회 제작의 정황을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불과 100여년 전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회 제작 도구들이 현재는 전혀 전승되지 않고 있지만 둘이 마주보고 끈을 짰다는 말과 끈을 짤 때 그 끝을 천장에 매달아 놓고 짰다고 전해오는 구전을 뒷받침하는 그림이다.
(본 연구회 명예회장 김희진이 1964년 창경원 내 장서각에서 尹佰榮 할머니(덕온공주의 손녀)에게서 들은 얘기)